아이가 한밤중에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하면 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죠..
달래려 해도 눈을 뜨고 있는데 반응이 없고, 다음날 아침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기억도 못 하는 것 같고..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우리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아직 돌도 안된 저희 아들도 매일 밤 소리를 지르며 깨는데요
이런 현상을 야경증(수면 중 공포증)이라고 하며,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겪는 흔한 수면장애입니다.
대부분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부모가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아이와 가족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야경증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깨어나면서 극심한 공포와 혼란을 보이는 수면장애입니다.
주로 잠든 후 첫 2~3시간 이내, 비렘수면(NREM)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Leung et al., 2020).
아이는 눈을 뜨고 있지만 완전히 깨어난 상태가 아니어서 부모를 알아보지 못하고, 달래려는 시도에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이 거칠어지며, 땀을 흘리는 등 몸의 긴장 반응이 함께 나타나죠.
증상은 보통 3~5분 정도 지속되지만 길게는 1시간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가장 특징적인 점은 다음날 아침 아이가 밤에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Boyden et al., 2018).
야경증과 악몽을 혼동하는 부모가 많은데, 둘은 확연히 다릅니다.
악몽은 새벽녘 렘수면(REM) 단계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꿈이고, 아이는 꿈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깨어난 후 부모의 위로에 반응합니다.
"엄마, 괴물이 쫓아왔어"라고 말할 수 있고, 안아주면 점차 진정됩니다 (Moreno, 2015).
반면 야경증은 꿈을 꾸는 단계가 아닌 깊은 수면 중에 발생하며, 아이는 꿈 내용도 기억하지 못하고 부모를 알아보지도 못 합니다.
위로하려 해도 오히려 더 흥분하거나 밀쳐내는 반응을 보일 수 있죠.
한의학에서 말하는 야제증과도 구별이 필요합니다.
야제증은 낮에는 괜찮다가 밤만 되면 불안해하며 우는 증상으로, 신기가 약하거나 심열이 있을 때 나타난다고 봅니다.
야경증과 달리 공황 상태까지 가지는 않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깬다는 점에서 유사하죠.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Leung et al., 2020).
중추신경계의 미성숙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린아이의 뇌는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아직 발달 중이라 깊은 수면에서 갑자기 각성하는 과정이 불완전할 수 있고,
특히 4~12세 사이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면 부족도 주요 원인일 수 있어요.
낮잠을 건너뛰거나 평소보다 늦게 잠들었을 때, 또는 피곤이 누적된 상태에서 야경증이 더 자주 발생합니다 (Gigliotti et al., 2021).
정서적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적응, 동생 출생, 부모 간 갈등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야경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Rahim & Abdulillah, 2021).
고열이 있을 때도 야경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발열과 함께 야경증이 급증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Wang et al., 2024).
가족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해요.
부모 중 한 명이 어릴 때 야경증을 겪었다면 아이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잠들기 전 자극적인 영상을 보거나 불규칙한 수면 습관, 수면 무호흡증 같은 신체적 문제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야경증 증상을 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에요.
우선 억지로 깨우면 안돼요!
강제로 깨우면 아이가 더 혼란스러워하고 증상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조용히 옆에서 지켜보며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Moreno, 2015).
침대 주변의 날카로운 물건이나 위험한 가구는 미리 치워두고, 문과 창문이 잘 잠겨 있는지 확인하세요.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질 위험이 있다면 바닥에 쿠션을 깔아두는 것도 좋겠네요.
부드럽게 안아주거나 등을 토닥이며 "괜찮아, 엄마 아빠 여기 있어"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해줄 수는 있지만,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거나 흔들면 안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진정되어 다시 잠들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이거든요.

야경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Gigliotti et al., 2021).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도록 하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낮잠도 너무 늦은 시간에 자거나 오래 자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잠들기 최소 2시간 전부터는 TV,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해야 합니다.
특히 자극적인 영상이나 게임은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어 야경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잠자리 환경도 중요해요. 방 온도는 너무 덥지 않게 선선하게 유지하고, 적정 습도를 맞춰주세요.
아이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조명과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들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해주면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다. 따뜻한 우유 한 잔도 좋습니다.
예방적 각성법도 효과적이라고 하는데요.
야경증이 주로 나타나는 시간대(보통 잠든 후 1~2시간 후)를 파악해서, 그 시간 30분 전쯤 아이를 살짝 깨웠다가 다시 재우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수면 주기가 리셋되면서 야경증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Leung et al., 2020).
대부분의 야경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Boyden et al., 2018).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드물게는 뇌전증(간질)이나 수면 무호흡증 같은 다른 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의사는 단기적으로 안정제나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지만, 하지만 약물 치료는 증상이 매우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때만 고려되며, 장기간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Lask, 1988).
정서적 문제나 스트레스가 원인일 때는 심리상담이나 가족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Ahluwalia & Hirisave, 2018).
한의학에서는 야경증을 심담허겁(心膽虛怯)이나 심열(心熱), 소화기 문제로 본다고 해요.
신기가 약하거나 놀람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고, 한약 처방, 침 치료, 뜸 치료, 향기 치료 등을 통해 몸의 균형을 맞추고 숙면을 돕습니다.
체내 열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차가운 팩을 사용해 열이 한 곳에 몰리는 것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야경증은 대부분 청소년기 이전에 자연적으로 사라집니다다 (Leung et al., 2020).
보통 학령기를 지나면서 중추신경계가 성숙해지고 수면 조절 기능이 안정화되면서 증상이 점차 줄어든다고 해요.
야경증이 있다고 해서 나중에 정신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적인 예후도 양호한 편입니다 (Gigliotti et al., 2021).
다만 일부 아이에서는 몽유병이나 야뇨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고, 빈번한 야경증이 만성 피로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Laganière et al., 2022).
아이의 야경증은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힘든 경험이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무엇보다 부모가 침착하게 대응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혹시 우리 아이의 야경증이 걱정된다면, 증상의 빈도와 정도를 기록해두고 필요시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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